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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제31회 전국춘향미술대전을 마치고

NIB 기자 작성일  -   2017년 0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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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영근(전국춘향미술대전 대회장)

 

 

 지방자치단체가 나름대로 활성화되면서 지역의 특성을 내세운 각종 축제며 공모전이 셀 수 없을만큼 많이 개최되고 있다. 봄에는 꽃축제, 가을에는 단풍축제, 겨울에는 눈꽃축제는 물론 지역의 특산물을 앞세운 여러 축제가 열리고 있으며,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에서까지 미술공모전이랄지, 서예공모전, 혹은 사진공모전이 없는 지역이 없을만큼 다양한 축제와 공모전이 개최되고 있다. 자치단체마다 모두가 자기 지역을 널리 알리고 지역민의 예술향유와 지역의 예술문화 발전을 위하여 부족한 예산을 쪼개 지원하여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제31회 전국춘향미술대전의 공모전을 마치고 춘향문화예술회관에 전시된 각부문별 대상과 입상작을 감상하고 나오면서 문득 머릿속을 흘러가는 강산이 세 번 변하는 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감회에 젖을 수 밖에 없었다.


 남원은 역사적으로 문화예술의 자산이 많은 도시이다.  


 춘향전을 비롯한 5대고전소설이 그렇고, 판소리동편제의 탯자리로 수없이 많은 명창들을 배출하여 우리나라 판소리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이 그렇고 남원의 마을마을마다에는 한 두 개의 전설을 가지고 있지 않은 마을이 없을만큼 문화적 자산이 넘쳐난다. 


 이러한 풍부한 문화예술의 자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남원은 문화예술의 계승발전을 위한 기반은 참으로 열악하였다. 40년 쯤 전부터 남원의 흩어져 있는 문화예술의 자산과 예술인들을 하나로 모아 문화예술의 향기를 시민과 함께 누리고자 한국예총남원지회를 창립하여 해마다 남원예술제를 개최하였다. 


 31년전 남원예총에서 전국춘향미술대전을 창설한 이유 역시 남원을 널리 알리고 전국의 미술학도들의 등용문이 되어주고자 하는 웅대한 뜻이 있었다. 당시 전라북도에는 전주. 익산. 군산, 김제에서 미술공모전을 개최하고 있었으니, 남원은 도내에서 다섯번째의 미술공모전을 개최하는 도시가 된 셈이었다. 공모제호를 ‘전국춘향미술대전’이라고 붙인 까닭은 ‘춘향’이라는 세계적인 이름을 넣어놓으면 누구나 ‘아, 남원에서 주최하는 미술공모전이구나’하고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공모전이 순탄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응모자수를 늘리기 위하여 호남을 중심으로 대학의 미술과는 물론 각 도시의 서예학원을 찾아다니며 홍보를 해야했고, 대학의 교수며 학원장들한테 제자들이 많이 응모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아쉬운 소리까지 할 수 밖에 없었다. 


 초창기에는 서예부문 응모자수가 월등히 많았다. 그만큼 서예학원이 많고 서예인구가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한국화와 서양화부문에서는 한국화가 월등히 많았지만, 대학의 미술과에서 한국화과가 폐과되고 서양화과만 남게 되자 언젠가부터는 서양화가 한국화를 앞지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의 정신이 오룻이 담긴 전통화인 한국화가 홀대를 받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을 금할 수가 없다. 


 전국의 도시마다에서 우후죽순처럼 미술공모전이 생겨나자 열악한 환경의 중소도시인 남원의 전국춘향미술대전은 참으로 어렵게 30년 넘게 이끌어 왔다고 볼 수 밖에 없었다. 한번은 접수편수가 너무 적어 공모전을 치루고 나니 몇 백 만원의 적자가 나게 되었다. 자칫 전국춘향미술대전이 사라질 수 밖에 없는 곤혹스런 처지가 된 것이었다. 그런 어려운 사정을 호남의 화가며 서예가에게 털어놓았더니, 한국화가와 서예가를 중심으로 많은 분들이 예향 남원의 전국춘향미술대전을 살려야한다면서 흔쾌히 작품을 기증해 주어 어려움을 극복해내기도 하였다. 


 설흔 한번의 전국춘향미술대전을 치루는 동안 비단길보다는 가시밭길이 대부분이었지만, 전국의 미술학도에게는 등용할 수 있다는 희망과 창작열을 북돋아 주었고, 남원시민에게는 문화예술의 향유라는 열매를 나누어주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해마다 전국춘향미술대전의 입상작을 전시하는 춘향문화예술회관의 전시장에 남원시민들로 넘쳐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춘향미술대전은 남원시민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 자랄 수 밖에 없다. 더 많은 세월이 흐른 다음에는 세계적인 춘향미술대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그 바탕돌은 단단히 심었다고 감히 자부해 본다. 


 서른 해를 이어 온 오랜 연륜만큼 올해는 전국공모전답게 서양화 99점, 한국화 63점, 서예 102점, 공예 60점, 문인화 46점, 조소 17점 등 6개 분야에서 총 387점이 접수되어 쾌거를 올렸다. 


 김정숙 심사위원장의 심사평에서도 어느 대전에 비해 보아도 응모된 작품 수는 물론 그 양적인 증가도 그렇거니와, 다양한 표현과 기법들이 질적인 향상으로 무척 고무적이었다는 심사평으로 하여금 대전을 치르느라고 고달팠던 운영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의 어두운 가슴을 열게 하여 주었다. 


 30여 년 전 미술대전의 문을 열었을 적에 애당초 어떠한 큰 언덕을 믿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서른 해를 버텨 온 오늘, 지난 일들을 돌이켜 보면 스스로 반성할 일도, 기뻐할 일도 한두 건이 아니다.


 무수한 깔막을 감내하여 온 인내력으로 더욱 노력해서 예향 남원의 명성을 대신할 만큼 뚜렷한 미술대전으로 거듭날 것이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의 성장이 아니고 예술을 사랑하시는 남원 사람들, 그리고 예술인 모두들이 뜨거운 동참을 하여 주실 때 우리 미술대전의 앞날은 밝을 것이다.

  • NIB 기자 작성일17-06-2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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